[세상사] 난 군면제 티켓 팔이를 반대한다!

2002년 월드컵…, 온 국민이 길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한국 축구 역사 상 첫 본선 승리부터 첫 4강 진출까지 신화에 신화를 써 나갔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영웅이 되었고, 대표팀 선수들도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 영웅 중 한 사람이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말합니다.

 

“동생들 군대 좀….”

 

제 느낌에는 전 국민이 동의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는 군 면제 혜택을 줘도 된다! 오히려 혜택을 더 주지 못해서 안달이었습니다.

 

사실, 이 병역 특례는 1973년에 제정된 특례법에 의한 것이고 첫 수혜자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남자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 선수였다고 합니다. 생각보다는 오래된 법률입니다.

 

게다가, 실제로는 “면제”가 아니라 “대체복무”로 취급된다고 합니다. 4주 기초훈련 및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 하고, 복무기간인 34개월 동안 반드시 해당 종목에서 뛰고 있어햐 한답니다. 이 기간동안 해외에 나가게 되면 반드시 병무청에 신고도 해야 한답니다.

 

“권투선수 문성길의 경우 1982 뉴델리 아시안 게임 우승으로 병역특례를 받았으나 기간(당시는 5년. 그때는 육군 현역병이 2년 6개월였다.)을 채우지 않은 채로 프로로 전향했다가 나중에 현역으로 입대하게 됐다(다행히 부대의 배려로 군 복무와 타이틀 방어전을 병행할 수 있었지만)” -나무위키-

 

뭐, 실상은 몇 가지 제약 사항만 빼면 면제와 동일한 혜택이긴 합니다.

 

여기까지가 팩트이고, 이제부터 제 의견을 말해 보렵니다.

 

국위선양을 한 선수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은 옳은 일입니다. 해방 이후 독립 투사들과 그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도 못해준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현재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은 당연한 생각입니다. 그 만큼 나라를 위해 공헌 사람은 보상 받아 마땅합니다. 심지어 대회 참가를 위해 자신의 생업에 손해를 입는다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그 보상이 보편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 메달 리스트들에게 평생 매월 실수령 기준 1천만원의 연금을 준다고 가정해 봅시다. 모든 국민들이 그것을 마땅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분명히 너무 많다고 들고 일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메달 리스트에 대한 보상은 점수제로 운영하고 있고 점수에 따라서 연금 금액을 차등 지급하고 있습니다. 대략 100점 좌우면 연금 10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금메달 1개 = 10점)

 

그리고, 보상은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면 안됩니다. 누구나 메달을 따면 동일하게 보상해야 하고, 그 보상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차별 당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병역 특례는 아래와 같은 차별이 발생합니다.

 

첫째, 군필자, 여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보상입니다. 똑같이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따도 남자 선수 중 군미필자는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데, 군필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는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병역 특례 대신 다른 혜택을 추가로 줄까요? 저는 그런 이야기는 못 들어봤습니다. 공적이 같은 데, 보상이 다르다면  그것은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이 정확한 지 모르겠지만, 가족 중 여성이 1명, 즉 누나나 여동생이 군대에 입대하면 그 집안 남자 중 1명은 군 면제를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이런게 공평한 병역 특례 아닐까요?

 

둘째, 운동선수가 아닌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발생합니다. 애초에 운동 선수에게 병역 특례 적용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요? 오로지 경기 성적 향상을 위한 당근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효한 수단이라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국위선양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 입니다. 다른 영역에서 국위선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당근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국위선양을 함에도 국가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차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방탄소년단 같은 연예인들에게도 병역 특례를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것입니다. 빌보드 차트 1위가 국.위.선.양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저는 빌보드 차트 1위는 절대로 국위선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운동 선수에 대한 병역 특례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옳을까요? 저는 옳지도 그르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필요한 지 불필요한 지, 공평한 지, 공평하지 않은 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별없는 공평한 보상을 위해 너무나 광범위한 수혜자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현 특례 조항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여성에게도, 군필자에게도 다른 형태의 보상을 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운동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분들도 보상을 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국제 기능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 선수가 있습니다. 이 분들도 올림픽 대표선수들 처럼 금메달을 따면 병역 특례를 적용해 줄 만큼 국위선양을 하신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즉, 국위선양의 범위가 운동 대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확대되어야 만 공평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대다수의 국민이 공감하는 국위선양의 범위를 공정하게 정해야 합니다. 

 

제 추측이지만, 결국 그 범위는 모든 영역의 “국가대표”에 한정될 것입니다. 애초에 국위선양의 범위따위 아무도 정의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잘못하면 싸이도 병역 특례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전 국민들을 갑론을박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 것입니다.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가 갈라서서 싸우는 것 못지않은 논란이 있을 것입니다.

 

과연, 이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입니까? 전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대회에서 1등을 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군면제 도핑”을 해야할 만큼 1등이 중요한가요? 아무리 스포츠는 1등이 모든 것을 가져간다고 하지만, 우리는 스포츠에서 1등을 해서 뭘 가져오려는 걸까요? 심지어 우리가 가져올 것이 존재하기는 합니까?

 

존재하는 지도 알 수 없는 무엇, 명확한 실체도 없는 무엇, 존재한다 해도 정말로 가져올 수 있는 지도 의심스러운 것을 얻기 위해서 전 국민이 말다툼을 해가며 “군면제 도핑”이라 불리는 병역 특례를 유지 또는 확대해야 하는 건가요? 이럴 거라면 폐지하는 게 낫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정신은 1등이라는 결과에 있지 않습니다. 스포츠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1등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성과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스포츠에 제갈을 물린 뒤 고삐를 당겨 조종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병역 특례라는 당근을 던져가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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